글또 7기 다짐
첫 글을 쓰려고 티스토리를 열었다 닫았다 하다보니... 글또를 이번 기수에 참여하는게 맞는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 한 스푼,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마감 맞춰서 다짐글이나마 써야겠다고 애쓰는 스스로를 보면서 그래도 하겠다고 하길 잘했다 하는 생각 한 스푼, 180명(?)의 개발자가 모여있는 공간에 어쩌면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들어와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또 한 스푼... 나는 생물학 글도 쓰고 싶은데 도메인 관련 내용 대신 개발글 만으로 7기를 완주할 수 있으려나 하는 막연한 걱정 한 스푼. 다짐한다는 글에 어울리지 않는 도입이긴 하지만 여러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고 그렇게 다짐 한 그릇이 만들어 진 것 같다.
#
지키지 못했던 이전의 다짐/계획 등을 들춰보기가 창피한 것은 기분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글또 6기를 참여했는데, 이게 글또 자체에 대한 의미 부여가 부족해서 (.. 인지) 물리적으로 글또 6기를 진행한 기간 중에, 그리고 지금까지도 안정적이지 않은 심리상태로 인해서 기억력이 정말 안 좋아서 인지 어떤 (..) 감상도 떠오르지 않는다! (자랑이다!) 그저... 때가 되면 글을 쓰고 혹은 피드백 댓글을 달고 그렇게 글또에서의 시간이 지나갔던 것 같다. 글또에서 글에대한 기억 보다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몇 번의 미팅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
그러니까 지난 기수가 어땠는지 조차... 복기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건 그냥 하는 말이고 실은 그것보다는 그냥 좀 있었던 무기력이나 우울 번아웃 같은게 (언젠가 글또짱-성윤-님이 뭔가 조언을 해주셨던 것 도 같긴 한데..) 만성화가 된 상태에서 책임지지 못할 무언가를 (!) 또 일을 벌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류의 걱정이 잠깐 들었는데...
그 돈 차감하는거 아까워서라도 다짐 글이라도 써서 내자!! 하고 낮술 때리면서도 정신 차리고, 꾸역꾸역 연구실로 돌아와서 안 잡히는 키보드 붙잡고 뭔갈 해보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하고... 그나마도 사그라들고 있었던 책임감이나 마감을 지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애티튜드 따위를 어쨌거나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 다시금 발현되어서 그래도 하길 잘했다 생각하게 되었다.
#
어쨌거나 모임 정체성이 개발자 글쓰기 모임인 것이 변하지 않았지만... 뭔가 전에는 주제의 폭 같은게 좀 더 유연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서평 같은걸 쓴다거나 하는 부분이 많이 excuse 가 되었던 것 같은데 (누가 그거 쓰세요-쓰지 마세요 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지금은 뭐랄까 글또 모임 내의 독자들을 타겟으로 해야 할 테고, 그 독자들은 180여명의 개발자. 그렇담 나만 아는 생물학 얘기 (..) 써도 되나..? 하는 미미한 불안한 감정... 아무도 뭐라고 안했는데 셀프로 느끼고 있는 것이외다. 하지만 이 또한 내 착각일 수도 있다...
개발만 연관지어서 100% 글또를 완주하진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개발 글 두편에 다른 분야 글 한편이면 어떻게 좀 excuse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고 하고싶어하는 맥락도 결국 연구자가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 잘 읽히는 생물학 글을 쓰고싶은 것이었어서, 우선은 이 공간의 사람들에게 잘 읽히고 이해가 쉽다는 평을 받게 된다면 더 문이 열리더라도 나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닌 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또 했다. 독자들이 바이오 분야 보다도 개발 글을 보고싶어한다면 ..? 어쩔 수 없고.... 피드백과 분위기 살펴서 노력은 해야겠지...
#
그래서 7기에는
- 마감엄수
- 벼락치기 지양
- 글의 수 나 내용 측면에서 개발 및 데이터분석, 그리고 도메인 지식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춘 블로그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글 작성
- 개발 및 데이터분석 - 도메인 지식 1:1 정도의 수준으로 찾으면 좋을 듯 하다고 일단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 패스권 사용 X
- 조금 객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해보고 생각해 봐야겠다.
- 애티튜드 수정
- 그 날 할 일로 정해진 것, 해야하는 것은 그 날 끝내야해! 의 마인드를 다시금 다잡아 보기 (마감엄수와 같은 맥락)
위와 같은 것들을 지켜보마고 다짐하고 싶다.
물론 5기 6기 지켜지지 않은 다짐이나 회고를 보고있자니... 이게 참 창피하고... 이 지면(?)에서 줄글로 이어지는 민망한 다짐글 자체도 참 민망시러운데 한편으로는 이것보다 더 안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니까 이제 더 좋아질거야! 글또 하면서 더 건강한 사람이 될거야! 하며 개이득 하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고, 되려 의지가 솟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
부러 두루뭉술 하면서 흐릿한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쓰고 싶은 것, 씀을 통해서 이해도를 높일 것 들을 하나씩 정해도 보고, 정리도 해보고, 어떤 식으로든 기록도 남겨서 자조 블로그 대신... 자신감 뿜뿜 멋쟁이 블로그 (..)로 가꿔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