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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er genomics

[The biology of Cancer] 2. Cancer의 본질

동물의 발생 과정은 수정란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세포로부터 비롯된다. 수정란은 분열을 통해 배아를 형성하고 배아의 각 위치의 세포들은 각각 주어진 역할에 따라 특정 조직, 기관으로 분화하여 한 개체를 형성하게 된다. 수정란에는 모든 유전 정보가 담겨있고,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수정란이 분열되고 분화되어 만들어진 각 조직, 기관의 세포들에는 수정란이 가지고 있던 것과 동일한 양의 내용의 유전정보가 포함되어있다. 전체 유전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세포는 그 자체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고 (다능성), 또 자립할 수 있는 세포 (자립성)라고 볼 수 있으나 세포가 위치하는 조직, 기관에 따라 각 세포들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동일한 유전정보로부터 발현되는 유전자의 종류와 그 양이 서로 다른 수준으로 혹은 다른 경로로 조절되기 때문이다. 

세포 종류에 따라 성장과 분열을 계속하여 성체 조직과 기관이 유지되는데, 필요한 것 이상의 유전정보륾 모든 세포가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세포의 분열 과정에서 이 유전정보 전체가 복제되는 작업이 반복적으로 수행되다 보면 이 과정 중에 오류가 생기거나,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이상 표현형으로 귀결된다. 이상 표현형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발현 조절 과정에 문제가 생겨 정상의 조직 혹은 기관의 세포들과 다르게 기능하는 경우의 표현형을 의미한다. 이런 이상 표현형을 나타내는 세포를 tumor cell이라고 하는데, 정상세포와 달리 tumor cell은 해당 세포의 입장에서의 목적 (개체의 생존을 위해 속한 조직/기관에 적합한 기능을 나타낸다)을 잃고 더 많은 자기 복제를 통해 개체 (인간) 내에서의 해당 세포 자체의 생존을 목표로 하게 된다. 따라서 Tumor cell들 또한 나름대로 개체 내에서 중식을 하고 그 결과 cancer로 발달하게 된다. 

이상의 일련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세포는 분열을 통해 생성되며, 모든 세포는 수정란을 기원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암세포라고 불리는 세포 또한 외부에서 유입되는 무언가 가 아니라 신체 내에서 발생하는 것 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암세포가 가지는 부가적인 특징 하나는 이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개체 내에서 조직/기관 사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동하여 전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전 단락에서 tumor cell과 cancer를 구분해서 작성하였는데, Tumor (종양)는 이상 표현형을 보이는 세포 혹은 그들이 모여있는 조직 전체를 통칭하고 cancer로 표현되는, 암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tumor cell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조직/기관에 침투하여 해당 조직, 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악성종양 (malignant tumor)의 경우부터 cancer라고 부른다. 암 치사율의 90%는 악성종양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인 양성종양 (benign tumor)의 경우, 비정상 세포들끼리 조직을 이루고 있을지언정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조직/기관에 침투하지는 않는다. 이 경우는 cancer 라기 보단 primary cancer라고 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조직검사를 해 보니~ 양성, 음성을 판단하고 양성인 경우 용종을 제거하거나,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는 등의 처치를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양성 종양은 그 자체가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고, 간혹 그 크기가 지나치게 성장해서 정상 조직/기관을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되거나, 종양 조직으로부터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가 유도될 경우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암의 임상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양성, 악성을 구분할 수 있다.

암의 분류는 암이 발생하는 조직으로도 가능하다. 개체를 구성하는 단계를 간단히 [세포 -> 조직 (조직계)-> 기관 (기관계) -> 개체 ] 라고 종종 표현하는데, 이 중 조직 수준에서 상피조직이라고 불리는 조직이 있다. 상피조직은 피부조직을 비롯 각 기관을 구분하는 바깥 세포층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상피조직은 가장 바깥쪽의 상피세포층, 그 하단의 상피세포층과 기관을 외부와 구분하면서 그 구조적 골격과 형태를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basement membrane (basal lamina), 그리고 그 내부의 조직, 기관의 세포들로 채워져 있는 기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칭하는 대부분의 암 종류가 이러한 상피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여기에는 위장관 상피세포층 (입, 식도, 위, 소장, 대장), 다른 기관 (피부, 유전, 췌장, 폐, 간, 난소, 자궁, 전립선, 담낭 및 방광 등) 등이 존재하고 이러한 조직/기관의 상피세포층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틀어 Carcinoma (상피세포암)라고 부른다. 

상피세포암은 또 다시 해당 상피세포의 기능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adenocarcinoma (선암), squamous cell carcinoma (편평 세포암), 그리고 두 분류로 해당되기 어려운 경우로 분류된다. 선암의 경우 여러 조직/기관의 상피세포층 중에서도 상피세포가 감싸고 있는 공간으로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상피세포층에서 발생하는 암을 일컫는다. 이에 반해 물질 분비보다는 조직/기관을 외부와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 상피세포층에서 발생하는 암종이 편평 세포암으로 분류된다. 이 외에 다른 분류에 속하는 암들도 존재한다. 

상피세포가 아닌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은 Sarcoma (육종) 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중간엽 세포로부터 발생하는 세포, 조직들이 해당된다. 뼈, 근육, 지방조직, 섬유조직 (조직/기관의 형태 유지 등에 쓰임), 신경세포, 조혈 성 세포-골수 등의 조직, 세포에서도 암이 발생하고 이들의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치사율이 높은 치명적인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암의 임상 생리학적 특성으로부터 악성과 양성을 구분하고, 암이 발생한 조직에 대한 분류를 통해 암종을 분류 해 보았다. 이때 악성으로 분류된 암종은 처음 체내에서 암 조직이 발생한 조직을 추적해 이에 대해 [ ]암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되나 경우에 따라 전이된 조직에서 발견된 암 조직이 초기 전구세포를 밝히기 힘든 경우가 존재하기도 한다. 

 

암 조직은 갑자기 어느 조직의 세포 여러 개가 동시에 비정상 세포가 되어서 그 조직이 암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세포에 변이가 발생해서 비정상 세포가 되고, 해당 세포가 증식함에 따라 주변부 세포가 tumor cell 로 조직을 이루게 되고 tumor 조직이 분리되어 존재하다가 정상 조직을 침투하게 되면서 cancer로 발달하게 된다. 정상 조직과 암 조직 사이에는 다양한 유형의 세포 조직이 존재한다. 아래 그림처럼 암은 점진적으로 발달하게 되고, 암 조직이 발달하면서 유전체 상의 변이 또한 축적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렇게 유전체 내에 축적되는 변이는 암세포의 공격성을 유발하거나, 다른 조직으로의 침투 성질을 갖게 하기도 하면서 암에 따른 질병 표현형을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그 양상은 균일한 게 아니라 암 조직에 속한 다양한 세포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 세포들이 다수인지 등에 따른 세포 조성 변화에 따라 개체별로, 암 종류 별로 상이하게 나타난다. 잠깐 언급한 공격성, 침투 성질 등의 세포 수준에서의 이상 조직유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Hyperplastic (과형성), Metaplasia (변질 형성), dysplastic (형성 이상). 과형성은 말 그대로 과도한 수의 세포가 만들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과형성 세포들은 말 그대로 세포 수가 많아질 뿐이지 정상 조직의 특성을 발현하는 능력은 유지하고 있다. 변질 형성은 해당 위치의 정상 세포층 위치에 다른 종류의 세포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 세포가 된 이후에 정상 조직처럼 기능하지 못하는 세포가 정상 조직 사이에 침투해서 정상인 것처럼 위치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침투하는 능력을 갖게 된 세포들로 구성된 암 조직이 변질 형성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 분류인 형성 이상의 경우 다른 종류의 세포가 아니라 세포학적으로 비정상 상태인 세포를 의미한다. 세포학적으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세포의 특징 등이 있는데, 이상 형성을 통해 비정상 상태가 된 세포를 의미한다. 앞서 악성. 양성 종양을 임상학적으로 구분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악성으로 분류되는 암 조직의 경우 주로 두 가지 이상의 이상 조직유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래 그림은 대장 내 융털 조직에서의 암 발생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초기에는 세포 자체가 비정상적인 형태 (색과 모양)으로 변한 세포들이 정상 융털조직의 상피세포층을 대체하다가, 그 이상 형태가 조금 더 심화되고 (High-grade dysplasia), 그 이후에는 소장 상피 내부의 조직에 침투해서 융털 조직의 형태를 아예 이상한 형태로 변환시켜 버리는 변질 형성의 모습까지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고, 최종 단계에서는 대장암으로 발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의 SNA, CNV burden 파이 차트를 통해 해당 조직의 세포 내 유전체 상에 single nucleotide alteration, copy number alteration 등의 변이가 축적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암은 최초 이상 세포의 발생 이후로 점점 정상 조직의 일부를 종양 세포가 대체하게 되면서 점진적으로 발달한다. 

https://europepmc.org/article/pmc/6580738

그렇다면, 최초 이상 세포의 생성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암의 병인학적 연구는 예로부터 꾸준히 연구되어오고 있는 분야이다. 아주 기본적으로 암이 가진 특성 중 하나인 증식이라는 관점에서 암은 세포의 증식 여부를 결정하는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긴 세포로부터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 성인을 기준으로 평균 세포의 수는 10의 13 승개라고 알려져 있고, 초당 10의 7 승개의 세포가 죽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개체의 유지 과정에는 세포의 분열이 필수적이고 이 세포 분열 과정에서 33억 쌍의 유전정보 전체에 대한 복제가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고 (어쩌면 지금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더 신기할 정도로), 그 오류에 대한 백업 및 수정 과정 또한 유전체 내에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이 암호화된 형태로, 유전정보로 저장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오류는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런 유전체 상의 오류만이 암 발생을 유발하는 요인이라면 모든 인간에 대해  특정 암종의 발생 확률이 동일해야 할 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서로 다른 거주지, 식생활, 생활양식 등을 공유하는 인구집단에 대해 서로 다른 암 발병률을 보이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는데 이는 인구집단에 따른 고유한 유전정보와, 환경적 영향이 암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암 자체는 외부에서 체대로 들어온 무언가가 아니지만 암의 발생에는 체외에서 체내 세포/조직에 손상을 일으키는 요인,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에 대한 병인학 연구는 1700년대부터 이루어져왔는데, 일찍이 비암과 코담배 사용의 연관성이 밝혀졌고, 광부에게서 폐암 발생이 증가하는 현상, 출산을 경험하지 않는 수녀 집단에서의 유방암 발생 증가 등이 발견되었고 화학적 물질 외에도 x-ray 실험을 하는 연구자들에게서 암 발생이 늘어나는 것으로부터 방사선과 같은 물리적 물질과 암 사이의 연관관계도 밝혀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암의 원인 연구는 물리적 물질, 화학적 물질, 바이러스 세 가지 갈래로 이루어져 오고 있다. 이런 원인 중에서도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밝혀진 것들을 carcinogen, 암 유발인자라고 불린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유전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mutagen (돌연변이 유발인자)로 기능함으로써 암의 발달을 유도한다. 그러나 모든 암 유발인자가 돌연변이 생성을 유도함으로써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조절 과정에서의 영향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돌연변이 유발 인자인 mutagen은 결과적으로 세포 내 유전체에 변이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mutagenic 하다 -> carcinogenic 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뜻밖에도 너무 많은 요인들이 체내에서 mutagen으로 기능하는데, 여기에는 음식물이나 특정 방식의 요리 방법 도 포함되고, 세균, 위에서 언급된 각종 화학물질, 물리 물질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mutagen과 그의 효과성을 양적으로 측정하기에는 그 과정이 높은 복잡도를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암의 본질은 외부에서 유입된 무언가가 아닌, 원래 가지고있던 체내의 정상 세포가 돌연변이에 의해 비정상 세포가 되고, 비정상 세포가 점차 조직으로 발달, 암 조직의 정상 조직으로의 침투 과정을 통해 암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암은 물리, 화학적 물질과 바이러스를 통해 발생한 유전체 상의 돌연변이로부터 비정상 세포, tumor tissue, cancer순으로 발달하게 된다. 다양한 물질들이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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