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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er genomics

[The biology of Cancer] 3. Tumor virus

바이러스는 광견병, 천연두, 감기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인간 질병의 원인이다. 바이러스 자체는 여과성 미생물로 분류되는 입자로 그 자체는 어떤 생명현상도 수행할 수 없어 생물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러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를 감염시키게 되면, 숙주세포 내부에서 스스로 증식하고 숙주세포를 사멸, 인근의 다른 세포로 숙주를 옮겨 주변 세포, 조직을 감염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는 조직 전체로 신속히 퍼져나가고 질병 표현형을 유발하게 된다. 다양한 졸류의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연구되고 밝혀져있는데, 어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사멸시키는 대신 숙주세포의 세포주기 조절계를 망가뜨려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의 증식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고는 바이러스에 의해 암 발생이 유도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9세기 말, 파스퇴르, 코흐 등의 과학자에 의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성 감염체들이 발견되고 연구되어왔다. 병원체들은 여과기를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 분류되었는데, 이러한 연구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암 역시 전염성 질병이라고 여길 수 있는 증거가 발생되었고, 종양바이러스학이 탄생하게 된다. 

암탉의 근육 육종으로부터 여과기를 통과하는, 즉 바이러스 병원체를 검출했다. 그리고 이 암탉의 육종 조직을 분쇄하여 정상 닭에 주사하여 암 조직의 이식에 따른 암 유발 과정을 관찰하였고, 바이러스 작용을 통한 발암 유도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암의 발생이 체내에 존재하는 정상 조직의 세포로부터 유래한다는 증거가 지속적으로 밝혀짐에 따라 암의 원인으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분야가 침체기를 맞게 된다. 

 

그런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대해 세포 수준에서의 연구가 점차 가능해지면서 정상 세포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비정상 세포로 형질변환되는 과정이 관찰되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이 실험적으로도 재현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정상세포를 plate에 배양했을 때 plate의 한 층이 세포들로 채워지게 되면 세포들은 증식을 멈추는 특성을 가진다. contact inhibition이라고 불리는 이 특성은 세포끼리 서로 접촉하게 되면 증식이 멈추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암세포로 형질 전환된 세포의 경우 해당 능력을 잃고 세포 층이 두 겹, 세 겹,  그 이상이 되도록 증식이 발생하고 이는 전체 plate 상에서 육안으로도 관찰될 정도의 군집으로 발달한다. 

닭 육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세포에서 contact inhibition 능력의 손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고,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 정상세포의 암세포로의 형질전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한 종양 발생이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다. 

 

암 유발 바이러스 연구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암 유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는데, 아데노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등과 같이 숙주세포를 형질전환 지킬 수 있는 이중나선형, 혹은 단일 나선형의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들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바이러스를 기원으로 하는 암 연구는 암 유발, 암 형질전환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기존에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생체 내에서 외부 물질의 자극을 받아 형질전환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암 관련 유전자를 밝히기 위해 조사해야 하는 대상 유전자가 전체 생물체의 유전자였다면, 바이러스 유발 암에서는 그 대상을 바이러스 상의 유전자로 한정하거나, 바이러스 상의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등으로 한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암 바이러스는 종양생성능의 획득과 같은 세포 표현형의 변화를 유발한다. 암세포의 경우 기본적으로 정상세포와 그 형태에 있어서 이상 형태를 보이는데, 암 유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바이러스 유래 종양이 아닌 암세포와 같이 contact inhibition의 상실, 성장인자에 대한 요구도 감소,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능력, 고체 기질에 부착하지 않고서 부유하는 colony 형태로 증식할 수 있는 능력, 종양형성 능력 등의 특징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암 유발 바이러스 유전체는 숙주세포를 암세포로 형질전환시키는 과정에서 숙주세포 유전체에 자신의 유전체를 도입시켜 숙주세포가 계속 바이러스 유래 유전자를 발현시키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체가 숙주세포 유전체의 일부가 되고, 따라서 감염된 숙주세포가 분열을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숙주세포 유전체에 존재하므로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 형질 변환된 세포가 종양 조직으로 발달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때 연구된 바이러스가 유방암 바이러스였다. 

 

암 유발 바이러스에 의한 정상세포의 형질전환이 바이러스 유전체의 숙주세포 유전체로의 도임이라고 밝혀졌는데, 닭 육종 바이러스는 단일가닥 RNA 염기서열로 이루어져있어 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암을 유발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 과정에서 역전사 개념이 등장했다. 기존에 DNA 염기서열이 전사과정을 통해 mRNA가 되고, mRNA가 단백질로 번역된다는 중심 원리를 반하는 내용이라 초기에는 배척받았으나 추후에 RNA로부터 DNA로의 역전사 현상이 증명되었고, 역전사 현상을 통해 두 가닥 DNA를 생성하고 숙주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들이 연구되면서 레트로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분류가 생성되었다. (*covid19의 코로나바이러스가 RNA바이러스..이다)

 

레트로바이러스의 유전체 크기는 매우 작아서 10개 이하의 유전자를 암호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되었고, 대상 유전자의 수가 적음에 따라 다양한 바이러스의 변이를 생성하고 각 유전자들의 기능을 연구하였다. 바이러스 변이형의 종류에 따라 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음 세대로 전달시키지 못하는 경우, 숙주 내에서복제기능은 수행하지 못하지만 다음 세대의 세포로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전달하는 경우 등을 발견하였다. 

숙주세포 내에서 바이러스를 복제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는 역전사효소와 바이러스 입자를 조립하는데 필요한 구조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이다. 그리고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형질전환 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는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추론하였고 이 기능을 밝히고자 했다. 그런 게 그 과정에서 src 유전자가 바이러스 유전체 외에 정상 세포의 유전체에도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는 애초에 바이러스 유전체에 있던 유전자가 아니라, 닭의 유전체에 존재하던 유전자였음이 밝혀졌다.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 중 숙주세포의 암세포로의 형질전환 과정에 필요한 유전자를 src 유전자라고 밝혔는데, 해당 듀전자는 닭의 정상세포에도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정상 세포에 존재하는 src 유전자 자체는 생물체 (닭)의 생존에 필요한 유전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정상 세포에 존재하는 src 유전자와 바이러스에 존재하는 src유전자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밝히고자 했다. 서로 다른 두 유전체 (닭의 유전체, 바이러스의 유전체) 모두가 유사한 서열의 src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유전체 내의 src 유전자는 실제로 암 유발인자로서 기능하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src 유전자가 닭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보다 닭과 유연관계가 가까운 포유동물, 척추동물에서도 src유전자가 발견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던 src유전자 자체가 닭의 유전체로부터 기원했다는 것과 어떻게 닭의 유전체 상의 src 유전자가 바이러스 유전체상에 존재하게 되고 암 유발인자로 기능하게 되는지에 대한 기작을 밝혔다. src 유전자를 포함하지 않은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가 선행해서 존재하고 있었고 (ALV), 이 바이러스가 닭 세포를 감염시키고 형질전환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우연하게 정상세포의 닭의 src 유전자의 앞쪽에 삽입되게 되고, 이 부분을 전사해서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발 유전체의 일부와 정상세포의 src 유전자가 함께 전사된 유전물질이  바이러스 복제에 사용되고, 그 결과 복제된 바이러스는 원래 가지고 있던 유전체에 src 유전자를 추가로 포함하게 된 것이다.

물론 바이러스의 유전체가 숙주세포 유전체 내로 도입되는 과정 자체는 랜덤하게 이루어지나, 랜덤 하게 삽입된 위치가 마침 src유전자의 앞부분이었어서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숙주세포에서 정상 유전자로 기능하던 유전자가 바이러스 유전체의 일부가 되고, 암 유발 바이러스로서 작용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로 기능하는 유전자들이 하나둘씩 연구되고 보고되었다. 

 

암 유발 유전자를 oncogene이라고 2장에서 정의하였고, 암 유발 바이러스에서도 단독으로 존재해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oncogene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정상 숙주세포에 존재하면서 인접한 위치에 바이러스 유전체가 삽입되었을 경우 함께 발현되어 바이러스 유전체로 편입되고, 그 유전자가 다시 숙주세포에게 암 표현형을 나타나도록 하는 유전자들을 proto-oncogene이라고 정의했다. 일련의 연구들의 결과로 척추동물의 유전체 내에는 많은 종류의 proto-oncogene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처럼 스스로의 복제를 위해 숙주세포 유전체에 스스로를 도입하는 레트로바이러스들은 랜덤하게 지속적으로 숙주 유전체에 자기 자신의 유전체를 삽입하는데, 삽입된 위치가 proto-oncogene 인접한 위치일 경우 이 인자들을 활성화하여 virus-oncogene으로 만들고, 숙주세포의 형질 전환을 유발한다. 바이러스 중에는 숙주세포의 유전자를 virus-oncogene화 해서 활성화하지 않고도 세포의 형질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해당 레트로바이러스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유전자가 암 유발인자인 경우이다. 

 

바이러스 또한 감염이 가능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임이 밝혀졌다. 바이러스에 의한 암 유발은 바이러스 유전체 내의 암 유발인자에 의한 숙주세포의 형질전환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때 바이러스 유전체 내의 암 유발인자는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던 바이러스 유전자인 경우도 있지만, 정상 숙주세포에 존재했던 proto-oncogene의 변이가 발생한 버전인 경우도 존재한다. 이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에 의해 암 발생이 유도된다. 바이러스 종양학의 연구로 많은 proto-oncogene과, 암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밝혀낼 수 있었다. 실제로도 유방암,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 유발 암 질병들이 존재하고 또한 연구되고 있어 초기에 배척받았던 것에 비해 중요하게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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