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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Analysis

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결과 뜯어보기

뱅크샐러드 앱에서 언젠가부터 무료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진작에 신청이 되어서 몰랐는데 최근까지도 계속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뱅샐 이용자 중 꽤 많은 이들이 이 검사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전자 검사 자체는 마크로젠에서 이루어지고, 뱅크샐러드가 중간에서 선착순 신청을 받아 검사기관으로 연결 -> 검사 결과를 받아 개인 어플리케이션에 올리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검사 이후에 앱을 통해서 유전자 기반의 질병 발생 확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 유전자 검사 서비스의 실효성과... 이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의 저의에 대한 의심을 은은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왜 하는거야? 라는 제목의 넋두리 글을 쓴 과거가 있고, 지금 보니 왜 해주는거야? 라는 질문이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궁시렁대면서도 그 아침에 알람 오게 알람 설정 해놓고 시간 맞춰서 도도도 터치한 다음에 몇 번의 시도 뒤에 결국 당첨!

의심병 환자에 음모론자였으면서 왜 신청했냐 물으면 (..) 그래도 궁금하긴 해서 + 해 봐야 까든지 말든지 하지 않겠어요? 하는 마음에 그렇게 됐다. 

 

당첨이 되면 샘플을 채취해서 반송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들어있는 검사키트가 작성해 낸 주소로 배송이 된다.

DNA를 귀엽게도 디자인 해 놓은 박스에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상세하고 명료하게 정리된 검사키트에서 뱅크샐러드의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하라는대로 샘플(타액)을 준비해서 반송을 하면 잊고있을 즈음 검사 완료 문자와 검사 결과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가 마크로젠 쪽으로부터 발송 된 것으로 기억한다. 

 

본 글은 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결과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플러스 알파를 찬찬히 살펴보려고 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다.

 

1.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지는 과정

2. 결과지 뜯어보기

3. 사족

 

1.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지는 과정 

이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서 사용한 검사 방법은 Microarray Chip 이다. 분석 결과지에 맨 뒷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유전자 검사 과정

1) 샘플 채취

  - 침을 뱉은 뒤 동봉된 보존제를 섞어 반송

2) DNA 분리 및 전처리

  - 침 속 세포 내에 핵 내에 들어있는 DNA만을 분리한다 

  - DNA 자체는 염색질 형태의 긴 분자이므로 이를 짧은 단편으로 조각내는 과정을 거친다.

3) Microarray Chip (기계 내부에서 이루어짐)

  - 단편으로 조각낸 DNA를 준비된 chip 에 2)에서 전처리 된 DNA 샘플을 혼성화 (hybridization)

  - 혼성화 과정에서 방출되는 신호를 읽어들임 

4) 데이터 후처리 및 보고서 작성 

 

 

2. 결과지 뜯어보기

(1) 표지

정말 디자인팀이 열일한 것 같다. 저 간결하고 귀여운 DNA의 모식 도형이라니 ..! (같은 그림이 배송온 키트에도 인쇄되어 있고, 키트를 받고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간결 명료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다.)

(2) 안내사항

이 검사에서 수행한 작업이 내가 가지고 있는 유전체 상에 존재하는 SNP 유전자형을 분석한 것이므로 환경요인에 의해 예측 정확도 혹은 현재 상태와 다를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고(첫 번쨰 항목), 뒤이어 제시되는 항목들도 제한된 검사항목으로 살피지 못한 부분 등에 의해 본 검사 결과가 완전하지는 않다는 점을 안내한다.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6번항목, 임상적 의미가 확립되지 않았고 건강인(소아)를 대상으로 시행할 경우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구절. 5번 항목과 같은 맥락인데 이 검사에서 제시하는 질병 발병의 위험도, 영양소나 물질대사에 대한 능력 등이 말 그대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체 정보를 파악해냈고, 통계상으로 해당 유전자형이 이상표현형 범주에 들어있는지 여부를 추정한 것이고 그 이상의 서술을 할 근거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라고 추측하는 어투로 쓰지만 아마 맞을 것이라 생각 한다고 또 추측하는 어투로 쓰기).

 

(3) 결과 이해하기

검사 결과지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용어를 대략적으로 정리 해 두었다. 그냥 글만 휘뚜루 마뚜루 읽으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이긴 하는데, 명확하게 이해하긴 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 유전자는 다들 아는 그 유전자 (영어로 Gene..) 이다.

- 대립인자는 allele이라는 용어로 불리는 것인데, 모식화된 그림을 예시로 하면 염색체 위에 W표시된 것 각각이 대립인자이다. 설명에서 모든  대립인자의 조합에 따라 3가지 유형이 (타입과 유형이 같은 말 아닌가..? ) 존재한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유전체가 2N(엄마로부터, 아빠로부터 각 한 쌍의 유전체를 물려받아서) 으로 구성되어서 그렇다. 특정 대립인자가 W 로 표현된다고 하면 WW, Ww, ww 이렇게 세 가지의 유전형(유전자형, genotype)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검사결과지에서는 이 세 가지 유전형을 주의, 보통, 안심 으로 구분하고 있다. (예시에서 W,w 를 대립인자로 설정하긴 했으나 이 분석이 SNP 분석이었으므로 SNP 위치의 염기가 대립인자로 쓰였다.)

- 영향인자는... effective allele인가? 아마 SNP/변이 라고 밝혀진 인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영향인자의 존재를 기준으로 주의, 보통, 안심 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특정 유전자에서 어떤 SNP의 어떤 유전자형이 영향을 주는지 밝힌 참고문헌을 결과 보고서 맨 뒤에 같이 첨부하고 있다 (찾아보는 인간들도 분명 있겠지? ㅎ).

- 나의 유전형은 결국 특정 위치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대립인자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설명을 보완하겠다고 구구절절 붙였는데, 결과 페이지를 보니 원래 제공하는 설명이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위에 캡쳐한 부분이 내 결과의 일부인데, 안심 유전자형이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의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특정 위치의 염기를 의미하고, 변이가 발생한 경우 그 유전자형이 hetero 이거나, 변이로만 이루어진 homo 일 경우 각각을 보통-주의 형태로 분류한다.

수천~수만 염기서열로 이루어진 유전자 상에서 염기 하나가 바뀌었다고 바로 장애가 생기고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실험적으로 특정 유전자 상에 존재하는 특정 위치의 변이가 표현형에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고, 그런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런 결과보고서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결과 보고서 뒷장에 방대한 양의 유전자에 대한 추가 설명과 참고문헌이 정리되어 있다.

 

3. 사족

(1) 마크로젠

글을 좀 쓰려고 마크로젠을 검색하다보니 다른 유전자 검사 기관이 하나 찾아졌는데 경쟁업체를 이렇게 저격하면서 영업해도 되는거야 ? 

그리고 마치 뱅크샐러드 색 조합 같다. ㅋㅋ

마크로젠 한번 검색해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대문을 걸어놓는 업체가 있네 ㅋㅋ

(2) 뱅크샐러드X마크로젠의 DTC 유전자 검사

DTC는 Direct-To-Customer 의 약자로,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이 검체수집, 검사, 검사결과 분석 및 전달 등을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수행하여 실시하는 유전자 검사를소비자에게 직접 수행하여 실시하는 유전자검사를 의미한다. 유전자 검사는 검사 항목에 제한이 있고, (DTC 규제) 어떤 항목을 검사하려거든 질병관리본부 (이제는 질병청이 되었으려나..?)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병원과 협력해서 검사를 수행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고, 돈 많은 이들의 건강관리 일환으로 주로 서비스 되어오던 것으로 기억한다(차병원 그룹 차움..이라던지?).

이러쿵 저러쿵 해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기관에서 직접 유전자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기술 자체는 진작에 준비가 되었겠으나 아무튼.) 규제 완화와 함께 건강식품회사나, 다이어트 프로그램 등을 서비스하는 회사에서 유전자 검사를 결합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 와 같은 컨텐츠 같은 것들이 올라왔던 것 같다.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유전자 검사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고, 건강관리나 다이어트, 호기심 등의 다양한 목적에 의해 한 둘 씩 경험해 보던 것이 무료로 풀린다니 !! 수강신청 하듯 광클해서 해 보게 되는 어떤 붐 처럼 된 것이겠다.

뱅샐-마크로젠 에서 제공하는 검사 결과지에는 다음과 같은 상품명(으로 추정되는 것)이 쓰여있는데, 현재 마크로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검사에 정확히 동일한 서비스는 없고, 더플러스_41(Fitness)/44(Skin&Hair) 와 더플러스_69(ALL IN ONE)_세부항목 73종 정도가 있다.

https://smartstore.naver.com/mygenomestory/best?cp=1 

 

마크로젠 개인유전체서비스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당신의 유전체에 담긴 특별한 건강이야기

smartstore.naver.com

(3) 사족 중에 사족 

그래서 어땠냐 하면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정독하진 않았고..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서비스이긴 한데, 이 모든 것들을 파악하고 생활습관에 반영을 하는 작업이 소비자가 직접 하긴 조금 고되고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서비스 .. 이용하고.. 

그리고 생활습관에의 반영을 고민하기 이전에 수백~수만 염기서열 길이 유전자 염기서열 중 영향인자 몇 개의 존재 여부 만으로 해당 유전자의 발현 여부를 스위치 on/off 되었나요?? 하고 알 수 있는 게 아닌데 이 예측이 얼마나 의미있나 하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것이지요 ! 

검사결과지가 서술하는 것 마냥 저 참고문헌들이 절대적인것도 아니고, 지금 보니  PLoS 저널에 나온 거네!! (비교적 낮은 저널로 평가됨), 연구 결과야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 분야가 아주 의미없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실은 뱅셀에서 제공하는것과, 보험회사에서 이 상품을 연계해서 같이 영업하는 것 다루고 싶은 얘기들이 좀 더 많았는데 결과지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고나니 다른 쪽으로 가지를 더 뻗기 애매해진 것 같다. 다음번엔 이 결과를 좀 더 슬기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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